역동성을 내세우는 자동차 모델을 탈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승차감이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서스펜션이 너무 딱딱하게 느껴진다거나 주행에 거슬릴 정도로 외부 소음이 큰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더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 40 TFSI 콰트로’는 기자의 이런 편견을 완전히 깨버렸다. 화려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갖춘 이 모델은 아우디의 높은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경기도 양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100㎞ 구간을 더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와 함께 달렸다. 차를 처음 마주한 순간 ‘고급스럽게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새롭게 적용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애니메이션형 방향지시등은 스포트백의 젊은 감성을 더하는 요소였다.
운전자석에 앉아보니 아우디 특유의 기계적 감성이 물씬 느껴졌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화질과 더해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쉬운 단순한 메뉴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터치도 빠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복잡한 서울 시내를 나타내지 못하는 내비게이션은 다소 아쉬웠다. 특히 올림픽 대로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차량이 다니기 힘든 산길을 차도로 인식해 엉뚱하게 안내하는 경우가 있었다.
센터 콘솔 부분에는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의 변속기가 자리했다. 휴대전화 무선충전패드와 컵홀더 사이, 차량 도어 등 곳곳에 적용된 엠비언트 라이트는 야간에도 주행이 따분하지 않도록 은은한 분위기를 풍겼다. 검은 유광색이 가득한 실내에서 강렬한 대비 효과를 준 베이지색 좌석 시트는 가속 시에도 허리를 좌우로 지탱해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줬다.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스포츠 모드와 컴포트 모드에 따라 전자식 가변 댐퍼가 부드럽게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단단한 느낌으로 가속이 됐다면 컴포트 모드에서는 보다 푹신한 환경에서 주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속 능력은 일상용 차량으로 쓰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시속 100~120㎞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지점에서도 변속 시 울컥거림 없이 물 흐르듯 나아갔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풍절음도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는 4인보다 2인에게 최적화된 모델이었다. 1열을 뒤로 살짝만 젖혀도 2열에 다리를 둘 공간이 매우 좁아졌다. 하지만 이런 단점은 2열 시트가 폴딩되면서 어느 정도 상쇄됐다. 접힌 2열에서 트렁크까지 대한민국 평균 키의 성인 남성 1명이 누울 정도로 넉넉한 길이가 확보됐다.
가솔린 엔진 치고 연비 효율도 만족스러웠다. 공인 복합연비는 11.3㎞/ℓ인데 이날 스포츠 모드로 대부분 주행 후 나온 최종 연비는 12.3㎞/ℓ였다. 다만 스포티함을 강조하며 주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내놓은 차량인 것에 비해 5700만원대의 높은 가격대는 구매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요인이었다.
양평=글·사진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