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수요를 기대했던 항공업계에 코로나19 재확산이 찬물을 끼얹었다. 이달 말로 예정돼있던 사이판, 괌 노선 운항은 계획대로 진행될 전망이지만 국내선 노선을 확대했던 LCC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선 및 국제선 프로모션을 개시했다. 이날 제주항공은 8일부터 제주항공 회원을 대상으로 국내선 포인트 적립 및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국제선 일부 노선에서 여정변경 수수료 1회를 면제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추석 연휴에 갈 수 있는 하와이 부정기 항공편 운항 계획을 꺼냈고, 티웨이항공은 오는 18일까지 국내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212명을 기록하면서 항공업계에선 한숨이 나온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조금씩 살아나던 여행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국내선 여객수는 300만명을 넘어섰고, 정부도 이달부터 방역 우수 국가간 격리가 면제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하면서 여름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중이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 해서 당장 예약이 취소될 것이라 보진 않는다”면서도 “확산세가 길어지면 여행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보니 결국 예약 취소로 이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들처럼 항공화물을 통해 매출을 크게 올리기도 어려울 뿐더러, 국제선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내선 확대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엔 사실상 국내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업계는 당장 운항 계획을 변경하기보단 확진자 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은 사이판과 괌 노선 운항을 이달 말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인천~괌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오는 31일, 대한항공이 8월 5일, 에어서울이 8월 26일 운항을 재개하고, 인천~사이판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이달 24일, 티웨이항공이 이달 29일부터 운항하기로 했다. 각 항공사들은 아직 운항까지 보름 이상이 남은 만큼 일정에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한다면 다른 국가와의 트래블 버블 체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사이판과 맺었던 트래블 버블도 방역 상황에 따라 중단될 수도 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백신 접종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만큼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국가들 간의 트래블 버블 체결을 통한 여행 확대는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