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다시 파업도시 되나? 현대 자동차· 중공업 하투 돌입

입력 2021-07-07 14:55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하투(夏鬪) 국면에 진입하며 울산 산업계가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이들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온도 차를 극복하지 못하자 본격적인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7일 현대차·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날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도 한 상태다.

사측은 지난 13차 교섭에서 사측이 내놓은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 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 원, 2021년 특별주간 2연속교대 10만 포인트 등의 제시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전기차 생산에 따른 일자리 유지 등 당초 임·단협 요구안을 지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역대 파업 투표에서 부결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날 역시 가결 가능성이 크다. 노조가 실제 파업하면 3년 만이다.

노조는 2019년 교섭에선 한일 무역분쟁 여파, 지난해 교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두 무분규 타결했다.

노조는 무조건 파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8월 초로 예정된 여름 휴가 전 타결 의지를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6일 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조경근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등 울산 본사 패널공장 앞 높이 40m의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9일까지 계속된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건 2019년 6월 회사가 법인 분할을 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크레인 점거 농성은 2004년 이후 17년 만이다.

이번 파업은 2019년, 2020년 임단협을 2년 연속 타결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은 지난 2019년 5월 임금협상을 시작한 이후 2년이 넘도록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울산상공계 관계자는 “이번 하투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자동차·조선산업에 직격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