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된 서울대 여학생 기숙사 청소노동자 이 모씨의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동료 직원들이 서울대 행정관 앞에 모였다. 서울대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가 이씨에게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를 내렸고 이씨는 최근 강한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며 진상조사와 예방대책을 요구했다.
이날 참석한 이 씨의 유가족은 “아내를, 엄마를 이 땅에서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제 아내의 동료들이 이런 기막힌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출근하는 가족의 뒷모습이 마지막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유가족과 노조원들은 오세정 서울대 총장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행정관으로 들어갔다. 이후 이 모씨가 실제 근무했던 925동 기숙사 건물을 찾아 휴게실 내부의 모습을 직접 살폈다.
휴게실 내부에 이 모씨가 휴식을 취했다고 알려진 곳은 맨 바닥에 매트가 놓여 있었고, 식기와 세면도구 등이 있었다. 철망까지 쳐진데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서버 시설까지 있어 창고인지 휴게실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이씨가 근무한 925동은 건물이 커 학생 수(정원 196명)가 많고 노후화돼 엘리베이터가 없어 많은 양의 쓰레기 봉투와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날라야 했다. 이씨는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작업량이 많아 동료들에게 힘듦을 호소했다.
노조는 “직장 내 갑질을 자행하는 관리자들을 묵인하고 비호하는 서울대는 A씨 유족에게 공식 사과와 함께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예방 대책이 마련돼야 서울대에서 산재 사고로 죽어가는 청소노동자들을 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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