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가 ‘달빛동맹 2기’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국가철도망에 반영된 달빛내륙철도를 계기로 2038년 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고 궁극적으로 영·호남 경제공동체를 구축한다는 포부다.
광주시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달빛내륙철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포함을 환영하고 장기적 우호·협력을 약속하는 ‘2021 달빛동맹 발전 업무협약’을 대구시와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달빛내륙철도의 출발역인 광주역에서 전날 협약식을 하고 상생 경제발전의 진정한 동반자로 도약하기 위한 제2기 달빛동맹 첫발을 뗐다는 것이다.
협약식에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달빛철도가 경유하는 영·호남 6개 지자체를 대표해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을 위해 땀 흘려준 각계 인사들에게 감사하고 동서화합과 국가 균형발전에 앞장서기로 했다.
두 시장은 이를 위해 공공·민간분야의 인적·물적 교류 범위를 넓히고 동반성장을 꾀하는 ’달빛동맹 발전위원회’와 ’달빛고속철도 조기 건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두 위원회는 달빛동맹의 체계적 효율적 안착과 달빛철도의 신속한 착공에 역량을 쏟게 된다. 발전위원회 위원장은 두 시장과 민간대표를 공동 위원장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공식화한 2018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향한 두 지자체의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광주시체육회에서 6일 첫 회의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 실무협의회에 이어 공동유치위 발족도 추진한다. 실무협의회는 두 도시의 체육 주관부서와 체육회·연구원 관계자 등 9명씩 모두 18명으로 구성됐다.
두 도시가 공동 유치에 성공하면 국내 첫 사례로 남게 되는 데 아시안게임 개최지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대회 10~14년 전 결정하게 된다.
실무협의회는 향후 연 2회 대면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온라인 화상회의는 수시로 개최해 기관별 업무를 분담하고 공동유치 준비위·조직위원회 구성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 도시는 2038년 9월 광주와 대구에서 45개국, 1만2000여 명의 선수와 임직원이 참석하는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대구지역 치안을 진두지휘 중인 대구자치경찰위는 6일 광주자치경찰위와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분향하는 등 각계의 ‘달빛동맹’은 시나브로 무르익고 있다.
달구벌과 빛고을 첫 글자를 딴 달빛동맹은 지난 2009년 의료산업 공동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이 실마리가 됐다. 이후 두 도시는 5·18민주화운동과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교차 방문하고 문화·관광·체육 등 다양한 민간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교류 수준에 머물던 두 도시를 경제발전의 동반자로 끌어올리게 될 달빛철도는 광주~대구 간 198.8㎞를 1시간대로 잇는 고속철도다. 4조5158억 원의 투입되는 이 철도는 6개 광역단체, 10개 기초단체를 경유·운행하면서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제·산업 분야 동반성장과 초광역 남부경제권 구축의 토대가 될 달빛철도는 시대적 소명으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진정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물꼬를 틀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수도권 블랙홀과 남북축 중심의 국가교통망에 맞설 동서 횡단 달빛철도와 1700만 명의 동서광역경제권을 만들어 지역을 지켜내자”며 “정치적 이해관계로 갈라져 소모적 대립을 해온 광주와 대구가 견고한 공동운명체로 묶였다”고 강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