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 1200명 ‘폭증’…느슨해진 방역에 델타변이 확산

입력 2021-07-07 05:59 수정 2021-07-07 10:10
확진자 급증에도 붐비는 홍대.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1000명 선을 훌쩍 넘어 국내 최다 기록마저 넘보고 있다.

수도권의 급확산세를 꺾기 위해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적용하려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1주일간 유예하고 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밤 10시 이후 야외음주 금지 등의 추가 방역대책까지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46명이다. 직전일이었던 5일(711명)보다 35명 늘면서 나흘 연속 700명대를 이어갔다. 월요일 확진자(화요일 0시 기준 발표)만 놓고 보면 이번 746명은 지난해 12월 29일(1044명) 이후 27주 만에 최다 수치다.

이날 0시 기준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대폭 늘 전망이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145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659명보다 486명이나 많았다.

1000명대 신규 확진자는 ‘3차 대유행’ 정점(발표일 기준 작년 12월 25일·1240명) 직후인 올해 1월 3일(발표일 기준 1월 4일·1020명) 이후 약 6개월, 정확히 184일 만이다. 밤시간대 확진자가 많이 늘지 않더라도 최소 12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기존의 최다 기록인 1240명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700∼800명대를 나타냈다.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794명→761명→825명→794명→743명→711명→746명으로, 하루 평균 768명꼴로 나왔다.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711명이다. 이 수치가 700명 선을 넘은 것은 올해 1월 10일 기준(735명) 이후 177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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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방역 긴장감 이완, 성급한 거리두기 완화, 백신 미접종 2030대 젊은층 확진자 급증, 전파력이 더 센 ‘델타형’ 변이 확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유래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세는 방역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6.27∼7.3)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325명이다. 이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변이 감염이 확정된 사례를 집계한 것으로, 현재 국내 누적 변이 감염자는 2817명이다.

이 중 델타 변이의 경우 1주일 새 무려 153명이나 늘었다.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01명은 인도네시아(61명), 우즈베키스탄(11명) 등 해외에서 들어온 뒤 검역·격리과정에서 확인됐지만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도 52건에 달했다. 기존에 확인된 집단발병 사례 가운데 델타 변이가 검출된 사례만 해도 9건이며, 이는 서울(4명), 경기·경남·부산·전북·전남(각 1건) 등 전국 각지에서 확인됐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 “국내 델타 변이 환자가 2주 전에는 30여명 늘었고 1주 전에는 70여명 늘었는데 이번 주에는 150여명 증가해 증가 폭이 매주 2배씩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수도권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보고 확산세 차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의 경우 현재 새 거리두기 기준상 3단계(수도권 500명 이상)에 해당하는데 정부와 각 지자체는 8일부터 새로운 체계를 적용할지, 아니면 유예 기간을 연장할지, 별도의 추가대책을 도입할지 등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