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6일 “수십 년 내 지구상 생물의 12%가 넘는 백만여 종이 멸종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 앞에서 다음 멸종위기종은 인간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아야겠다”며 “미래 세대에게 빌려 쓰는 지구를 깨끗하게 쓰고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열린 ‘국제적 멸종위기동물 보호시설’ 개소식에 참석해 “생물다양성이 사라져 가는 지구에서 인간만이 안전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는 “지금 인류는 코로나19 라는 예기치 않은 감염병과 맞서 싸우고 있다”며 “바이러스는 지구 생태계라는 공동체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인간에 대한 경고라고 생태학자들은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 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오염되고 있다”며 “새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야생 동물과 인간과의 거리가 밀접해지는 만큼 온갖 전염병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여사는 “지구에서 공존하는 생물이 본디 있던 자리에서 안녕할 수 있도록 지구 생태계를 건강하게 돌보는 것이 건강한 인간계를 지키는 길”이라며 “국제적 멸종위기동물 보호시설의 문을 여는 오늘, 비단원숭이나 사막여우가 살아야 하는 곳은 건강한 자연이었음을 다시금 돌아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라진 후에는 결코 살려낼 수 없는 생명들과 더불어 함께 사라지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일상의 실천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에 대해 국제거래를 규제하고, 무작위 채취·포획으로부터 보호하자는 국제협약에 따른 동·식물을 뜻한다. 국제적 멸종위기동물 보호시설은 밀수 적발 후 몰수되거나 불법사육 중 유기된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면적 2162㎡ 규모로 국제적 멸종위기 종 17종 60개체를 포함, 140여 종 580여 개체의 야생동물 수용이 가능하다.
행사에 참석한 생태시범학교인 서천 마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멸종위기 동물 문제에 관심을 가지겠다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낭독했다. 김 여사는 “미래세대에 빌려 쓰는 지구를 온전하게 반납하기 위해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밀수된 비단원숭이와 사막여우 등의 사육공간에 직접 놀이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봉사도 했다. 행사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박용목 국립생태원장 등이 동행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