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배달’ 쿠팡 참전… B마트·요마트와 ‘즉시 배송’ 경쟁

입력 2021-07-07 00:18 수정 2021-07-07 08:59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강화되면서 유통 시장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집 앞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장보기도 배송이 아닌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보기 배달 서비스’ 시장은 신선, 조리, 가공 식품 등 1~2인 가구에 적합한 상품을 20~30분 이내에 배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6일 쿠팡이츠까지 서비스 시작을 알리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쿠팡의 일본 ‘장보기 배달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화면. 연합뉴스

쿠팡이츠는 이날 서울 송파구에서 마트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직 시범 단계로 점차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테스트 중인 서비스”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쿠팡이츠 마트’ 관련 상표권을 특허 출원하면서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첫 해외 진출국인 일본에서는 쿠팡의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익일 배송)’이 아닌 ‘퀵커머스(즉시 배송)’를 선보이기도 했다.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쿠팡보다 2년여 앞선 2019년 11월 ‘B마트’를 출시했다. 식재료, 기본 생활용품 등 약 7000여가지 상품을 1시간 이내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은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지에서 물류 센터 3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B마트는 신선식품,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등의 음식을 새벽배송보다도 더 빨리, 즉시 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기존의 이커머스가 진화된 퀵커머스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새로운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배달앱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DHSK)도 지난해 9월 ‘요마트’를 출시했다. 신선식품, 생활용품부터 반려동물용품까지 300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DH가 요마트를 요기요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업계에선 DH가 요마트를 2019년 인수한 배민의 B마트와 합병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GS리테일이 지난 6월 22일 론칭한 ‘우딜-주문하기’앱과 ‘우친’ 배달자. GS리테일 제공

배달앱 외에도 대기업, 이커머스 업계까지 장보기 배달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은 지난달 22일 GS25와 우동(우리동네)마트의 자체 배달 주문 전용앱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요기요 앱이나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배달 주문이 가능했다. 우딜은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지난 2월 이륜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바로고의 근거리 물류망, 도시 거점 물류를 활용해 당일배송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인터파크는 지난 6월 라이브커머스에서 구매한 상품을 2시간 안에 바로 배달해주는 ‘퀵-라이브!’ 코너를 선보였다.

업계에선 퀵커머스가 유통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소량·소포장 상품이 필요한 가구가 있어 등장한 서비스”라며 “소비자들의 분명한 욕구가 있다는 걸 모두가 확인했기 때문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앱의 단건 배달 서비스처럼 업계가 퀵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욕구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