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조선시대 군기시, 경복궁 궁중의례… AR·VR로 부활한다

입력 2021-07-06 11:00 수정 2021-07-06 11:00
서울시 청사 내 군기시 유적전시실에 보존중인 군기시 터. 서울시 제공

조선시대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군기시(軍器寺)’가 철거 100년 만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로 되살아난다. 경복궁의 궁중의례도 AR로 재현된다.

서울시는 6일 문화재청, 우미건설, 제일기획과 함께 지금은 사라진 ‘군기시’와 ‘경복궁 궁중의례’를 AR·VR 등 디지털 기술로 복원·재현하고, 문화관광 융·복합 체험 콘텐츠로 개발해 내년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은 2019년 돈의문(敦義門)에 AR·VR 복윈에 이은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프로젝트다.

군기시는 1392년 조선 건국 당시 설치돼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한 관청으로, 현재 서울시청(신청사) 일대에 위치했으나 1884년에 폐지됐다. 2009년 서울시청 신청사 건축 과정에서 관련 유물이 대량 발굴됐다.

서울시 청사 내 군기시 유적전시실에 보존중인 군기시 터. 서울시 제공

군기시 유적전시실이 있는 서울시청 지하 1층 내·외부를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옛 군기시의 내·외부 모습을 AR로 생생하게 볼 수 있고, VR기기로는 군기시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도록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적전시실 내에 잔존한 유적 5채를 복원한다. 세계 최초 로켓 무기인 신기전(神機箭)을 비롯해 군기시에서 개발된 전통무기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이를 통해 군기시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군기시 유적전시실을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해외 국가들은 옛 무기제조장 등을 박물관이나 문화재로 보존하고 관광자원화하고 있지만 군기시는 조선 건국과 동시에 설립된 주요 관청임에도 관광자원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경복궁 안에서 스마트폰을 비추면 궁중의례 장면이 화면에 재현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임금과 주요 관리가 국정 대소사를 논하던 조회(朝會)와 궁중잔치인 ‘연향’ 등이다. 그간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재현됐던 궁중의례를 스마트폰으로 언제나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앞서 출시한 ‘돈의문 AR’ 앱의 기능을 확장해 하나의 앱으로 돈의문·군기시·경복궁 궁중의례를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성문(돈의문)에 이어 관청(군기시)과 궁궐(경복궁)까지 콘텐츠를 확대시킴으로써 개별 디지털 문화유산을 통합적으로 연결‧융복합되하는 ‘헤리티지 유니버스(Heritage Universe)’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