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벨기에대사 부인과 쌍방폭행 사건에 휘말린 환경미화원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환경미화원은 대사 부인이 먼저 폭행을 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도시락을 발로 차고 밟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2주 전엔 자신의 얼굴에 휴지를 던졌다고 했다.
SBS는 지난 5일 오전 9시25분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씨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공원에서 몸싸움을 벌인 환경비화원 이모(65)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씨는 시앙씨와 빗자루가 몸에 닿았다는 이유로 실랑이하다 몸싸움을 벌였다.
두 사람 모두 처벌을 원치 않아 사건이 처음엔 형사 입건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미화원 이씨가 당일 오후 한남파출소를 찾아 “벨기에대사 부인이 뺨을 두 차례 때렸다”고 진술하며 고소 관련 안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SBS에 뺨을 맞는 과정에서 대사 부인을 밀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시앙씨가 뺨을 때리기 전에도 자신이 가져온 점심 도시락을 발로 차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공원 한구석에 놓아둔 도시락을) 거기 와서 발로 차고 밟아버리더라. 한 1m 정도 나갔다”면서 시앙씨가 먼저 뺨을 두 차례 때렸다고 설명했다. 뺨을 맞은 이씨는 화가 나 시앙씨를 밀쳤고 이 과정에서 대사 부인이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나도 연체동물도 아니고 뼈가 없는 사람도 아닌데, 감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씨는 넘어진 대사 부인을 부축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뺨을 맞았다고 했다. 그는 “넘어지고 난 다음에도 나를 한 대 때렸다”고 했다. 이씨는 2주 전에도 비슷한 모욕을 당했는데 대사 부인이 공원에 놓인 자신의 휴대전화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얼굴에 휴지를 던졌다고 했다.
그는 “의자에 휴대전화를 두셨다. 어떤 분인가 찾아주려고 두리번 거리는데 내 면상에다 휴지를 던지고 갔다”고 했다. 시앙씨는 이씨와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씨와 대사 부인 모두 상대방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처리했다.
앞서 시앙씨는 지난 4월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도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고, 이를 말리던 다른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벨기에 외무부는 레스쿠이에 대사 임기를 올해 여름 종료하고 시앙씨와 함께 귀국 조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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