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장모보다 사무장 병원 근절이 더 중요”

입력 2021-07-05 23:03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9층 서재필실에서 열린 전남·경기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누구의 장모냐보다, 사무장 병원 근절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5)씨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6년 전에는 기소도 안 됐던 분이 이제야 구속된 과정에 윤 전 총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건에는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최모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22억원에 이르는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흔히 말하는 ‘사무장 병원’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 지사는 “사무장 병원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 규모만 2020년 말 기준으로 3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부당청구 규모를 짐작케 하는 연평균 진료비 청구를 비교해보면 건당 진료비가 일반 의료기관은 8만8000원인데 반해 사무장 병원은 25만5000원으로 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원일수 또한 36.4일과 75일로 2배가 넘고, 1인당 입원비용도 1.7배에 달한다. 간단한 객관적 지표만 봐도 사무장 병원의 실태가 드러난다”면서 “이러니 국민들께서 국가가 세금도둑을 방치하고 있다는 분노를 표하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십억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씨가 지난 2일 오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경기도는 도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무장 병원을 연중 단속해왔다”며 “지난해 12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7개월 간의 도 특사경 수사 끝에 6명을 입건하고 67억원을 환수 요청했으며, 관련자들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경기도의 사례를 소개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무장 병원 문제가 근절되지 못한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수사 인력 부족으로 적발도 잘 안되고 적발되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글을 마치며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고 의료복지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데 당리당략을 앞세워선 안 된다”면서 “이번 논란이 누구의 장모냐보다 사무장 병원의 폐해를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