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산업선교회 훼손반대 김정택목사 단식14일째

입력 2021-07-05 17:25 수정 2021-07-06 08:41
노동자 도시 인천의 산업유산인 도시산업선교회 존치를 요구하며 김정택 목사가 5일 14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스페이스빔 제공

노동자도시 인천의 상징적인 산업유산인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와 관련, 인천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을 반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시민사회로부터 제기됐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생명평화포럼. 생명평화기독연대, 배다리위원회, 스페이스 빔, 천주거복지센터,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인천지부연대, 노동희망발전소는 5일 공동 성명서에서 “재개발 이익 확보를 위해 인천민주화운동의 산실 역할을 한 인천도시산업선교회를 철거해 민주화운동과 노동존중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민주화기념관 운운하던 박남춘 시장은 당장 도계위 결정 반려하라”고 요구했다.

60~70년대 개발독재시대에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노동자와 함께 이 땅의 민주화를 일구어온 인천도시산업선교회 건물이 철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인천가톨릭회관과 함께 80년대 민주화운동에도 많은 기여를 한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로 인천시가 이 건물에 깃든 정신과 가치를 길이 보존해야 마땅하다”며 “인천의 보배로운 건물을 철거하도록 결정한 자가 누구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부동산 투기로 인해 집값이 천정부치로 치솟는 시대에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철거되도록 방치한 일차적 책임은 인천시 당국에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아래, 문재인 정부가 지향한 가치를 시정에 펼치겠다고 선언한 박남춘 시정부 아래, 인천가톨릭회관이 철거된 데 이어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철거된다니,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따졌다.

이들은 또 “도시철학이 없는 시정부는 그저 인천의 노동운동과 민주화의 근거지였던 인천산업선교회 건물을 재개발 행정에 내맡겼고, 기능적 도시개발 행정에 매몰된 인천도시계획위원회는 6월 23일 재개발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건물을 철거하도록 망치를 두드렸다”며 “인천시의 무책임과 인천도시계획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민주화정신에 대한 모독이자 노동의 숭엄한 가치를 재개발 이익에 봉헌한 천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2009년부터 추진된 화수·화평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측에 지속적으로 존치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추진된 3000세대의 아파트 재개발을 도시발전이라고 착각하는 허인환 인천 동구청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땅에 도시산업선교라는 사회복음을 전파한 조지 오글 목사가 국가로부터 훈장을 받고 조화순 목사를 비롯한 여러 목회자들이 민주화포상을 받으면 뭐하느냐”면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5대 총무를 지낸 김정택 목사가 재개발 이익 극대화를 위해 철거될 위기에 몰린 일꾼교회에서 목숨을 걸고 15일째 단식을 진행중”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6월 23일 도시계획위원회의 몽매한 철거 결정을 철회하고, 재심의해야 김정택 목사의 단식도 멈출 수 있고, 부동산 개발에 질주하는 이 사회의 맹목에도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범시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해 인천시를 상대로 투쟁해나가겠다”고 거듭 요구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