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총선 전초전’ 도쿄도의회 선거 패배…‘스가 교체론’ 부상

입력 2021-07-05 17:07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가을 총선(중의원 선거) ‘전초전’으로 불리는 일본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패배했다. 자민당은 지난 4월 중‧참의원 재보궐 선거 참패에 이어 이번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를 앞둔 스가 총리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5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투개표가 이뤄진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은 총 127석 중 33석을 차지해 제1당을 탈환했지만 연립 여당인 공명당(23석)과 56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64석) 확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직전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으로 등극했던 ‘도민퍼스트회’는 31석을 차지해 제2당으로 내려앉았지만 입헌민주당(15석)과 공산당(19석)이 각각 7석, 1석을 늘리며 사실상 야당이 승리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단독으로 50석을 얻어 공명당과 함께 무난하게 과반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에 선거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과 선거 일주일 전에 실시된 니혼게이자신문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은 32%의 지지를 얻어 12%를 얻은 도민퍼스트회를 큰 차이로 앞선 바 있다.
도쿄도 의회 선거 결과. NHK 홈페이지 캡처

자민당 참패 원인으로는 스가 총리의 무리한 도쿄올림픽 개최 강행이 꼽힌다. 도쿄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유관중 올림픽’을 고집했던 스가 총리에 대한 반감이 선거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NHK는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과 도쿄올림픽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정부의 계속된 코로나19 뒷북 대응에 대한 불만이 표심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중의원 선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도 패배하자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교체론’이 머리를 들고 있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로는 중의원 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도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집권당이 패배한 것과 관련해 “당내 위기감이 커져 스가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