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20명까지 줄어 폐교 위기에 놓였던 제주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장이 본교 승격을 신청했다.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고 생명을 키우는 건강생태교육을 운영하면서 학생 수가 110명까지 늘었다.
제주도교육청은 선흘분교장 본교 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5일 선흘분교장 본교 승격을 공식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제주시 조천흡 선흘1리에 위치한 선흘분교장은 7년 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20명에 불과해 폐교 논의가 오갔다.
교육청은 마을, 학교와 고민 끝에 선흘분교장을 건강생태학교로 지정했다.
선흘1리는 제주의 원시림인 선흘 곶자왈과 동백동산을 포함해 용암동굴, 뱅듸굴 등 다양한 생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강점을 학교 교육에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학교와 동백 동산을 기반으로 건강생태교육을 펼치면서 서서히 학생 수가 늘기 시작해 현재 재학생 수는 110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2일 선흘분교장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 선흘분교장 본교 승격 준비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해 학교 운영위원회, 마을 영농회, 부녀회, 청년회와 동백동산습지센터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본교 승격을 지지하고 요청 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마을 관계자들은 “선흘분교장은 자연생태를 토대로 교육의 본질을 만나는 학교이기 때문에 본교 승격 후에 학생 수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본교 승격 후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에만 집중하고 생태 교육을 더욱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주형 혁신학교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다양한 건의와 의견을 토대로 선흘분교장을 본교로 승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선흘에는 4‧3의 아픔을 가진 유적도 많다. 생태환경교육과 평화‧인권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확장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로 발전시키는 데 함께 노력하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2018년에는 제주시 애월읍 더럭초등학교가 본교로 승격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