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맞으면 더 좋다던데?”
5일 서울 동작구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을 기다리던 세 명의 시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뒤 화이자 2차 접종을 위해 의원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상반기 AZ 백신 1차 접종자 중 161만여 명에 대해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는 ‘교차 접종’이 실시된다.
이달의 교차 접종 대상은 만 30세 이상 방문돌봄 종사자와 의원급 의료기관 및 약국 보건의료인, 만성신장질환자, 경찰·소방·해경 등 사회필수인력, 군부대와 교정시설 종사자 등 약 89만 명이다.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AZ 접종 연령이 50세 이상으로 상향되며 50세 미만의 보건소 내소 접종자 5만9000명이 이달 교차 접종 대상자로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다.
이날 교차 접종을 마친 김옥순(77·여)씨는 “방송에서 보니 1·2차 접종을 다르게 하는 게 더 면역력에 좋다고 해서 화이자로 놔준다고 할 때 더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에서는 “AZ 백신 1차 접종 후 2차 화이자 접종 면역 효과 연구결과 혈액검사에서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나고 2가지 이상의 연구에서 화이자 2회 접종한 경우와 비슷한 예방효과를 보고하고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에서도 교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교차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 경우도 있다. 요양센터장으로 근무 중인 이인숙(60·여)씨는 “한 요양사는 불안해하며 AZ로만 두 번 맞겠다며 보건소에 연락했다”며 “AZ를 맞은 1차 때는 의원이 북적였는데 오늘은 그때보다 사람이 적은 것이 그런 영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서 1000여 명이 AZ 백신을 1차로 맞았는데 이 중 4명만 AZ 백신 2차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AZ 백신 물량 부족으로 예약하고도 접종을 받지 못했던 60~74세 19만7000명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도 이날 시작됐다.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는 오전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로 가득했다. 센터 관계자는 “오늘 563명의 접종 예약이 있었는데 이 중 400명 정도가 AZ 백신 물량 부족에 의한 화이자 1차 접종자”라고 밝혔다.
이날 화이자 1차 접종을 마친 전모(63)씨는 “AZ에서 화이자로 바뀌었다고 하니 주변 친구들이 오히려 잘됐다고 하더라”며 “화이자 예방률이 더 높다고 해 안심이 된다”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