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초통령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미성년자가 이용할 수 없는 성인용 게임이 될 처지에 놓였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PC게임 사용을 금지하는 ‘게임 셧다운제’와 관련 게임 운영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용연령을 ‘만 19세 이상’으로 제한해 대응키로 하면서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하고 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공지했다.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 스튜디오’를 2014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부터 이 게임의 최초 데스크톱 버전(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정을 통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셧다운제’에 맞춰 심야 시간에 특정 연령대(만 16세미만) 사용을 차단하는 한국용 서버를 별도로 구축하는 대신 아예 계정 가입을 성인만 가능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이다.
그런데 마인크래프트 게임 자체는 국내에서 12세 이용 등급 판정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의 PC버전이 한국의 미성년 게이머들만 이용하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등 이용자 단체는 지난 2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성년 게이머는 건축·디자인·프로그래밍·기획·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창작자가 활동하는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를 견인하는 주역”이라며 “셧다운제는 미성년 게이머의 권리와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고 한국 시장의 고립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마인크래프트가 성인용 게임이 되는 걸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여러 차례 올라왔다. 지난 2일에 게재된 관련 청원은 약 2만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셧다운제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청소년 이용 제한은 해당 게임사의 운영 정책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셧다운제 때문에 청소년 이용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측이 청소년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여가부는 이에 “한국 게임 이용자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이뤄지도록 마이크로소프트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셧다운제 폐지’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강훈식 의원은 지난달 말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함께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