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0대 청소년들이 동양인 학생 셋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으며 국제 청원 사이트에는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를 멈춰 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27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이날라에 위치한 쇼핑몰 부근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학생 폭행사건 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약 7명의 10대 청소년이 아시아인 여학생 2명과 남학생 1명을 둘러싼 채 위협을 가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이들은 아시아인 여학생 한 명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폭행했다.
이를 본 아시아인 남학생이 “그가 뭘 했나, 우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폭행을 제지했으나 이들은 해당 남학생과 다른 아시아인 여학생에게도 발로 차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을 가했다.
영상에는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으며 촬영자는 가해자 무리의 한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상은 세계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의 브리즈번 커뮤니티에 업로드됐다. 최초 게시글은 ‘인종주의’를 이유로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된 상태다.
그러나 많은 누리꾼이 공분해 영상을 SNS로 공유했으며, 경찰과 퀸즐랜드주 총리인 아나스타샤 팔라쉐이에게도 영상을 확인하라고 독려하는 글을 작성했다. 이에 퀸즐랜드 경찰 측은 성명을 통해 “6월 27일 해당 지역 쇼핑센터 바깥에서 발생한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영상을 입수해 현재 수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아시아인 대상 혐오 폭력에 많은 누리꾼은 ‘#stopasianhate’ 해시태그를 통해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나섰다. 세계적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에는 해당 사건 영상 일부와 함께 “아시아인을 향한 폭력을 멈춰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1만명의 서명이 필요한 해당 청원은 5일 오전 기준 약 77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청원인은 “그들은 자신들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괴롭힌다. 그들은 아시아인을 괴롭힌다”며 “경찰은 이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거짓말이다. 충분히 소년원에 보내질 수 있는 나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서명을 독려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