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한 결혼식장 주방에서 일하던 요리사가 수프를 조리하던 커다란 통에 빠져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라크 다후크주 자호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에 수많은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8년 차 요리사였던 이사 이즈마일(25)은 자신의 일터인 ‘헤이즐 예식장’ 주방에서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놓여 있던 대형 조리 용기에 빠졌다. 조리 용기 속에는 바로 전까지 끓이던 뜨거운 수프가 담겨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즈마일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치료를 받던 끝에 지난달 21일 결국 사망했다. 고온의 수프 때문에 그는 전신 약 70%에 3도 화상을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들은 현지 매체를 통해 이즈마일은 결혼 후 세 자녀를 둔 아버지였으며, 두 딸과 생후 6개월 된 아들이 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이즈마일의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주방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교적 적은 인원이 많은 양의 음식을 빨리 조리해야 하는 급박한 업무 환경이 사고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즈마일은 2년간 고된 업무를 이어왔으며, 그의 일당은 2만5000디나르(한화 약 1만93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 역시 SNS에서 상업용 주방에서의 사고 예방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즈마일 같은 요리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조리 설비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다”며 “거대한 수프 통을 주방 바닥에 놓아둘 수밖에 없던 것은 이즈마일만의 우연이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