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1시 8분, 경북 문경의 한 병원에서 의식 소실로 응급 뇌혈관 치료가 필요한 환자 후송을 위해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 김정운(응급의학과 전문의)과장은 14분 만에 문경 경비행기 이·착륙장에 도착했다. 혈전용해제 치료를 유지하며 헬기 내에서 산소치료를 시행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응급 뇌혈관 조영술 준비를 요청했다. 환자는 도착 즉시 뇌혈관 조영술 치료를 받고 응급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중증응급환자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2013년 7월 4일 임무를 시작한 경북닥터헬기가 출범 8주년을 맞았다.
경북닥터헬기는 8년 동안 하루 평균 100㎞의 경북 하늘을 날며 응급환자의 이송과 치료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구 둘레 4만㎞를 7바퀴 돌고 남는 거리로 헬기기종도 한 차례 변경됐다.
경북닥터헬기는 지금까지 3379회 요청을 받아 2658회 출동했다.
2658회 출동해 2492회 임무를 성공했고 166회는 운항 도중 갑작스런 기상 변화 및 요청 환자 상태 변화 등으로 임무를 중단했다.
1회 출동해 환자 2명을 동시에 이송한 경우도 6차례 있었으며, 1일 최다 출동은 2019년 5월 3일로 6회 출동을 기록했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이 2013년 7월 5일부터 2021년 6 월30일까지 헬기이송환자 2498명을 분류한 결과, 중증외상 환자가 681명(27.3%)으로 가장 많았고 뇌질환 561명(22.5%), 심장질환 368명(14.7%), 호흡 곤란, 임산부 등 기타 환자가 888명(35.5%)을 차지했다.
조기출산으로 신생아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이동하던 중 승용차에서 양수가 터져 위험에 빠진 임산부와 신생아를 긴급 이송해 두 생명과 한 가정의 행복을 지켰으며, 설날 아침 급성심근경색으로 생사를 다투는 환자에게 새해를 선물하기도 했다.
예초기 칼날이 대동맥을 뚫고 심장에 박힌 초응급 상황에도 골든타임에 이송과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으며, 피서지에서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응급환자를 소방서와 닥터헬기의 공조로 생명을 구해내는 일도 많았다.
신축공사장에서 추락해 철근이 몸이 박힌 채 이송하는 등 1분1초 생사의 갈림길에서 119와 지역병의원, 닥터헬기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은 기적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지역별 이송 현황은 보면 영주 557건(22.4%), 문경 325건(13.0%), 봉화 308건(12.4%), 울진 249건(10.0%), 청송 239건(9.6%), 영양 231건(9.3%), 의성 208건(8.3%), 예천 174건(7.0%), 상주 83건(3.3%) 순이었으며 그 외에 영덕, 구미, 칠곡, 포항, 영천, 성주 등 경북 전역과 대구, 강원 태백, 충북 단양 등에서도 임무를 수행했다.
헬기이송 시간은 평균 19분 44초 였으며 예천, 의성, 영주 지역은 12분 이내 도착했다.
청송, 영양, 봉화, 군위지역은 15분 이내, 문경, 상주, 영덕이 16~18분, 울진이 평균 25분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닥터헬기가 이송한 환자의 성별 및 연령 분포를 보면 남성이 1564명(62.6%)으로 여성 934명(37.4%) 보다 많았고 나이는 70대 667명(26.7%), 60대 510명(20.4%), 80대 468명(18.7%), 50대 446명(17.9%) 순이었다.
계절별로는 봄(27.3%)과 여름(26.1%)이 가을(25.6%)과 겨울(21%)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고 월별로는 3월(9.2%), 4월(9.1%)이 가장 많았고 1월(6.9%)이 가장 낮았다.
닥터헬기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탑승해 응급 현장으로 날아가며 기도삽관, 인공호흡기, 응급초음파기, 심근경색진단이 가능한 12유도 심전도기, 효소측정기, 환자활력측정모니터 등 응급 장비와 30여가지 응급 의약품을 갖춰 제세동(심장박동)과 심폐소생술, 기계호흡, 기관절개술, 흉관삽관술, 정맥로 확보와 약물 투여 등 전문처치가 가능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린다.
닥터헬기는 신속한 이송뿐만 아니라 응급의학과 의사의 초기 판단으로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계획이 먼저 세워지고 갑작스런 상황에도 현장과 헬기 내에서 치료가 이루어지며 병원 도착 즉시 전문과목별로 의료진이 전문 검사와 처치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안동병원이 운영하는 경북닥터헬기는 의료팀 18명(응급의학과 의사, 응급구조사, 간호사)과 운항팀 15명 (조종사, 운항관리사, 정비사, 지원요원) 등 30여명 이상 근무한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의 임무는 일출부터 일몰까지이며 보건복지부와 경상북도 지원으로 운영되는 닥터헬기 이송비용은 무료다.
우리나라 닥터헬기는 총 7대로 2011년 인천광역시(가천대학 길병원), 전라남도(목포 한국병원)를 시작으로 2013년 경상북도(안동병원), 강원도(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2016년 충청남도(단국대병원), 전라북도(원광대병원), 2019년 경기(아주대병원)에 각각 1대씩 배치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