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 태곳적 자연 간직한 무건리 이끼계곡

입력 2021-07-05 08:11 수정 2021-07-05 08:28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이끼계곡은 7~8월에 인기 있는 여행지다. 백두대간 육백산(해발 1244m) 허리춤에 꼭꼭 숨어 있어 태곳적 자연을 고이 간직하고 있어 무릉도원처럼 느껴진다. 깊은 협곡 속 바위를 덮은 이끼 사이로 흘러내리는 흰 물줄기는 한 폭의 산수화다. 풍경 사진가들과 계곡 탐방객들이 여름 여행지로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처음 만나는 폭포는 7∼8m 높이의 이끼를 가득 품은 주름치마를 펼친 모양이다. 상단으로 올라서면 진짜 경치가 펼쳐진다. 10여m 높이의 어둑한 절벽 아래 이끼 무성한 바위 사이로 물줄기가 비단치마처럼 흘러내리는 폭포가 있다.

비가 오면 커다란 바가지 모양 동굴의 높다란 낭떠러지 위에서 20m가량 아래로 물기둥을 세운 듯한 폭포가 더해진다. 최근 영화로 유명세를 타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촬영지로 더욱 잘 알려진 계곡이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