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자,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에 포르쉐 제공 의혹

입력 2021-07-05 05:41 수정 2021-07-05 09:49
뉴시스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던 박영수 특별검사가 검사와 경찰, 언론 등에 금품을 제공하고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포항의 수산업자 김모(43)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일보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는 4일 박 특검이 수산업자 김씨를 이모(48·사법연수원·33기) 부장검사에게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장검사가 2019년 8월 포항지청으로 발령 날 무렵에 지역사업가 김씨를 연결해줬다는 것이다. 현재 이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박 특검이 부인의 차량을 구매하려는 과정에서 김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았다. 김씨는 회사 직원을 시켜 차량을 박 특검 아파트 주차장으로 직접 가져가 박 특검의 운전기사에게 키를 넘기도록 했다. 렌터카 비용은 250만원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은 차량 계약부터 전달 과정까지 촬영해 보관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포항 지역 재력가로 행세하면서 수산업 외에도 고급 수입차를 렌트하는 사업을 한다며 박 특검에게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 관계자는 “차량은 직원 명의로 계약했고 비용까지 지급했으며 박 특검 부인이 운전한다고 해서 보험 처리는 누구나 몰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한국일보에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박 특검과 엄성섭 TV조선 앵커 외에 또 다른 일간지 기자에게도 차량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가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박 특검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해 차량을 제공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특검은 200만원대의 렌트비용을 지급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도에 대해 경찰은 “수사팀을 상대로 취재자 확인요청 없이 이뤄진 보도”라며 “수사 중인 사안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오징어를 선상에서 급랭시킨 이른바 ‘선동 오징어’ 매매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며 김무성 전 의원의 형 등 7명에게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 부장검사를 강제수사했다.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 앵커, 포항 남부경찰서장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