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화재, 열악한 노동환경 등으로 논란이 계속된 쿠팡이 이번엔 납품업체 대상 ‘갑질’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우선 노출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달 말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쿠팡은 알고리즘을 ‘자사우대’ 방식으로 바꿔 검색 화면 상단에 PB상품을 올리고 다른 상품은 하단으로 내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체에 ‘갑질’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업체에 ‘최저가’로 상품을 우선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다른 플랫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보복을 했다는 의혹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체에 광고 구매를 강요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업체는 로켓배송 등 각종 혜택 적용을 제외했다는 의혹, 부당 반품을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 취임 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자사우대 멀티호밍(multihoming·동시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차단 등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위반 행위 조사에 집중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특별전담팀도 설치한 상태다.
앞서 공정위는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바꿔 자사 상품과 콘텐츠를 최상단으로 올린 네이버 쇼핑·동영상에 대해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이런 행위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방해행위, 불공정 거래행위 중 차별 위급행위 및 부당한 고객 유인행위에 해당한다.
당시 네이버는 ‘자사우대가 아닌 검색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알고리즘 변경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사건 진행 상황이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