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실망스러운 경기 끝에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T1은 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에 세트스코어 1대 2로 역전패를 당했다. T1은 4승4패(세트득실 +1)가 돼 6위로 내려갔다.
T1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게임에 나섰다. 가장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친 건 3세트였다. 아프리카에 드래곤 4개를 모조리 내주는 와중에 이들은 제대로 된 전투를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아프리카는 27분 만에 바람 드래곤 영혼을 확보했다.
승자의 플레이에선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잘 드러났다. 아프리카는 게걸스럽게 오브젝트를 챙기고, 상대 정글 깊숙한 곳에 와드를 설치하고, 핵심 딜러들의 소환사 주문 사용을 강요하며 T1의 신경을 긁어댔다. 반면 패자는 최소한의 저항과 후퇴만을 반복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박수 소리가 난다. T1이 잔뜩 웅크리자 지루한 게임이 이어졌다. 참을성이 먼저 바닥난 쪽은 아프리카였다. 이들은 31분경 내셔 남작 사냥을 시도해 T1을 둥지 근처로 불러냈다. 그러나 T1은 내셔 남작 둥지 앞에서도 유지해선 안 될 평정심을 유지했다.
도리어 아프리카가 버프 획득 후 곧장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못했다. 이미 30분간 누적된 오브젝트의 힘 때문에 양 팀의 화력 차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아프리카가 일방적으로 T1을 난타해 게임을 마무리했다.
아프리카 ‘플라이’ 송용준도 T1의 소극적인 플레이 때문에 승패가 갈렸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가 싸워주지를 않더라. 우리는 싸우고 싶어도 싸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결국 오브젝트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고 복기했다. 그는 “우리가 운영을 더 잘했다”고 덧붙였다.
오브젝트를 포기하는 대신 성장을 도모하는 ‘줄 건 줘’식 운영 끝에 넥서스까지 내줘버린 T1이다. 문제는 비슷한 양상의 경기가 앞서 지난 농심 레드포스전이나, 리브 샌드박스전에서도 나왔다는 데 있다. 이들은 당시에도 오브젝트 싸움을 기피하다가 허무한 패배를 맞았다. 4패 중 3패에서 닮은 패턴이 나온 셈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