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면접에…이낙연 “조국 임명 반대”, 이재명 “1번공약은 성장”

입력 2021-07-04 17:4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4일 후보 검증 무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임명)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렸었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저는 1번 공약은 성장정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9명은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면접 행사에서 면접관들의 압박 면접에 진땀을 뺐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과 천관율 기자, 정수경 국제법률경영대학원 교수가 면접관으로 나서 후보 1인당 10분간 벌떼 같은 질문을 퍼부었다.

이 전 대표는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에 어떤 의견을 냈느냐는 김 전 최고위원 질문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답했다. 그동안 비슷한 질문에 침묵해온 태도에 변화를 준 것이다.

이 지사는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집중공세에 시달렸다. 그는 국민면접에서 계속되는 관련 질문에 1번 공약은 기본소득이 아닌 성장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기회를 늘리고 희망을 가지는 사회를 만들려면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 대해선 “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핵심 과제이고, 순차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본소득의 구체적 재원을 묻는 김 전 최고위원 질문에 이 지사는 “USB 한 개에 만원씩 산다거나 쓰레기통을 비싸게 사는 예산낭비와 부정부패를 줄이면 고정경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카드사용 공제, 연구개발 예산 감액, 투자공제 등 온갖 조세감면 항목이 60조원 가까이 돼 이를 줄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김 전 최고위원의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질문에는 “여배우 그 얘기는 더 안하셔도, 제가 얼마나 더 증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이 정도로 그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형수 욕설 문제는 여러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제 인격의 부족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사과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는 “(지금의) 내부 경쟁 단계에선 서로 공격적이기보다는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응수했다.


후보들은 날 선 질문이 거침없이 쏟아지자 각 후보들은 당황한 모습을 여과없이 노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답변을 중간에 제지하는 면접관 말을 무시하다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면접받는 사람의 기본자세를 지켜달라”고 요구했지만 추 전 장관은 “민주당 정체성을 지켜야 민주당”이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행사장을 직접 찾은 200여명의 국민면접관들은 후보 9명의 답변을 실시간으로 채점했다. 그 결과 이 전 대표가 1위, 최문순 강원지사가 2위, 이광재 의원이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지자들이 특정 후보를 향해 표를 던질 수 있었던 구조라, 행사가 마치 세 대결처럼 변질된 측면이 강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