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사태로 약 20명 실종·2명 사망…인명피해 늘어날 수도

입력 2021-07-04 17:35
일본 시즈오카 아타미에서 발생한 산사태 현장에서 4일 구조대가 진흙더미를 헤치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 전날 이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로 2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악천후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4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0분쯤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피해 지역에서 10명이 구조됐지만 전날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된 여성 2명은 결국 사망했고 현재도 약 20명이 실종된 상태다. 현지 주민 380여명은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당국은 이날 본격적인 수색 및 구조 활동에 착수했다. 하지만 산사태에 휩쓸린 건물이 약 80동으로 추정되고 사고 현장인 아타미시 주변에도 시간당 25㎜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 빗줄기가 강해지자 구조 활동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 산사태는 화산재 퇴적 지형으로 지반이 약한 이즈산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열도의 태평양 연안에서 정체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시즈오카현에 이틀 동안 400~500㎜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틀간 내린 비가 이 지역의 7월 평균 강수량을 웃돌았다.

이즈산 신사 부근에서 시작된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지를 순식간에 덮쳐 피해는 더욱 커졌다. 검은색 토사가 경사면과 하천을 타고 인근 항구까지 2㎞ 정도 흘러내렸다. 이 지역은 경사면을 따라 개발이 진행돼 2012년 ‘산사태 경계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산사태 위험 지역에 폭우가 내리는데도 피난 지시를 하지 않은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아타미시는 5단계 폭우 경계수위 중 피난 준비 등 3단계를 발령하고 있다가 산사태 후에야 5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고 2차 재해에도 주의하면서 구명 및 구조, 실종자 수색, 이재민 지원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