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이 시작되자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향한 나머지 주자들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 후보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은 물론 “미 점령군” “영남 역차별”과 같은 개별 발언들도 공격 대상이 되는 등 ‘반(反)이재명(반명) 전선’이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반면 추미애 후보가 유일하게 이 후보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자 이른바 ‘명·추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대선주자들 간 피아(彼我)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는 모습이다.
반명 전선은 기본소득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일 첫 TV토론회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맹공을 받은 이 후보는 4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는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반박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점을 강조하면서 “기본소득은 소득 공정성 확보와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복합정책”이라며 “예산 절감 조정으로 연 25조원, 조세감면 축소로 연 25조원을 해서 재원 마련은 어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총공세가 이어지자 대체로 여유있게 응수하던 이 후보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책 저격수’를 자처한 박용진 후보가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언성을 높이면서 “본인(박 후보)은 못 할지 몰라도 저는 한다”고 설전을 벌였다.
기본소득뿐만 아니라 사안마다 반명 전선은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연결된 노선 문제도 반명 전선의 공격 포인트다. 조 전 장관 사태 당시 말을 아끼던 이 후보는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회계사 김경율씨의 국민면접관 선정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놔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이낙연 정세균 후보도 한 목소리로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결국 이 지사의 노선 문제를 지적하면서 친문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이 후보 특유의 거친 화법도 공격 대상이다. “미 점령군” “영남 역차별” “약장수”등 표현들을 두고 자질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이낙연 후보는 “그렇게 거친 표현을 쓰는 게 옳은 것인지 여쭙고 싶다”고 꼬집었다. 정세균 후보도 “민주당 대통령들은 한 번도 이렇게 불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정세균 이광재 후보 간 연대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낙연 정세균 후보는 이번 주말 단독 회동을 한 뒤 선언문을 발표하며 단일화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였다. 정세균 이광재 후보는 5일 1차 단일화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친문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추미애 후보의 행보도 주목 대상이다. 추 후보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 지사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추 후보는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논쟁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발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너무 날선 비판을 하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기에 유감일 것”이라고 편을 들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