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환불 안 해주실 건가요?”
“고객님, 이상하다고 하신 튀김은 환불해드릴게요.”
“이 사람이 지금 날 뭘로 보고! 전액 환불 안 해준다는 거지. 알았어.”
“고객님, 저 좀 살려주세요.....”
“살려주긴 뭘 살려줘. 뭘!”
“........................”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
“고객님.......제발.......”
“튀김이나 튀기고 있는 주제에!”
“제발................”
고객의 ‘갑질’에 뇌출혈을 일으킨 점주가 사망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50대 점주는 고객으로부터 환불 요구를 받았다. 전날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새우튀김 세 개 중 한 개의 색이 이상하다는 이유다.
점주가 한 개만 환불해주겠다고 하자, 고객은 전액 환불을 요구하며 배달앱에 비방 리뷰를 게시하고 별점 테러를 가했다. 당연히 네 차례나 매장으로 전화해 고성을 질렀겠다.
점주는 이후 또 세 차례 쿠팡이츠 고객센터로부터 환불요구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통화 도중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3주 후에 사망했다.
‘Black Consumer’-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 악성이라는 뜻의 ‘Black’과 소비자를 의미하는 ‘Consumer’의 합성어다.
‘고객은 왕이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다. 서비스 산업이 발달하면서 이 표현은 이제 동네 식당에서조차 볼 수 있게 됐다.
고객은 오만해졌다. 점주나 종업원을 하인 부리듯 함부로 대한다. 얼마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면 자신이 마치 왕인 것처럼 행세한다.
하지만 고객도 그의 일터로 돌아가면 하인에 불과하다. 하인으로 주인을 섬기다 고객이 되면 하인으로서의 설움을 또 다른 하인에게 전달한다. 이런 악순환 속에 자신의 영혼이 파괴되어가고 있음을 망각한다.
잠시 거울을 보자. 거울 속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다른 사람에게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내가 일상에서 보지 못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왕일까, 하인일까? 내가 보지 못한 나의 모습이 나와 세상을 지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상상해본다.
“사장님! 어제 산 튀김 중 하나가 이상해요.”
“어떻게 이상한가요?”
“색깔이 약간 상한 것 같아요.”
“그래요? 그 튀김은 드시지 마세요. 튀김값은 환불해드릴게요.”
“환불해달라는 건 아니고요.”
“그러면, 어떻게 해드릴까요?”
“재료가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아~네. 꼭 확인할게요. 그리고 한 번 꼭 들러주세요.”
“왜요?”
“보답으로 싱싱한 튀김 드릴게요.”
“그러실 것까지는 없는데.....”
“아니에요. 꼭 오세요!”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