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친환경차 10만대 판매 눈앞…7~8월 재고 부족 위기감도

입력 2021-07-05 06:34
기아 EV6 GT 모습. 최지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친환경차 판매량 10만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차 전환 시기에 자사 전기차가 내수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나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누적돼 7~8월 완성차 재고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업계 경고음이 들리고 있어서다.

4일 현대차·기아 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6월말 누적 기준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총 9만4435대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7798대)에 비해 39.3%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1만2208대)보다 약 2배 늘어난 2만4546대를 판매하는 좋은 실적을 거뒀다.

친환경차 흥행 배경에는 신차 효과가 한몫을 했다. 꾸준히 인기를 끌던 포터EV와 봉고EV 등 전기 트럭 판매량에 하이브리드차까지 힘을 보탠 것이다. 현대차 포터EV는 올해 6월말 누적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8% 증가한 8554대를 판매했다. 기아 봉고EV도 234.4% 증가한 5250대가 팔렸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기아 제공

현대차·기아가 올 상반기에 판매한 하이브리드차는 총 6만5473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2978대)에 비해 23.6% 증가했다. 특히 기아의 K8은 지난달에만 2160대가 팔리며 하이브리차 가운데 월간 최다 내수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하반기 출시될 전기차 신차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에 대항할 EV6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 중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과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JW(프로젝트명)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올 상반기 내내 업계의 발목을 잡았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진이 올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반도체 생산량이 반등세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 누적된 피해로 당장 7~8월 글로벌 완성차 재고량이 최저 수준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영업총괄 부사장은 올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7월과 8월 완성차 재고량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9월부터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올해 안으로 정상적인 생산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스바겐 미국법인 역시 테네시주의 완성차 조립 공장에서 반도체 재고가 부족해 7~8월 생산량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전기 픽업 트럭 F-150 출시를 앞둔 포드는 같은 기간 총 8개의 공장에서 생산량 감축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