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군 퍼레이드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군에게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게 해 비판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 여군들이 중간 높이의 힐이 달린 검은 펌프스 신발을 신고 행진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독립 3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24일 예정된 군 퍼레이드 연습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사진이 공개된 뒤 여군을 성 상품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성차별이자 여성 혐오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로스당의 인나 스브손 의원은 “이보다 더 바보 같은 아이디어를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여군들은 남군들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다.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방송인 마리아 샤프라노바도 “국방부가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에 빠져있다”며 “하이힐은 뷰티 산업에 의해 도입된 여성에 대한 조롱”이라고 주장했다.
올레나 콘드라튜크 의회 부의장은 “1만3500명 이상의 여군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싸워왔다”면서 “당국은 이들을 모욕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하이힐은 규정된 복장 중 일부”라고 해명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안드리이 타란 국방장관은 결국 “사관후보생들과 만나 하이힐을 더 나은 인체공학적 신발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993년부터 여성의 입대가 허용됐다. 2018년부터는 포수, 저격수, 보병 지휘관 등 전투병과 복무도 가능해졌다. 현재 장교 4000명을 포함한 여군 규모는 3만1000여명에 달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