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은 3일 중구 제물포구락부에서 열린 인천독립 40년 기념토론회에서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제물포구락부가 생긴 이후 가장 적합한 행사가 진행됐다”며 패널들의 고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종현 인천연구원 도시공간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직할시 승격과 인천의 미래’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81년 당시 인구 108만명이던 인천이 2020년 300만명 규모로 증가하는 등 ‘독립’ 도시로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며 “항공·물류산업 등 산업분야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같은 발표에서 “공장이전적지, 폐·공가 등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복지·교육공간 조성을 통해 공공복합시설 및 공간을 확대하는 등 맞춤형 도시재생뉴딜이 추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 연구위원은 “인천공항∼송도∼GTX B노선과 연계한 제3공항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추진하고 남북한 긴장완화에 대비해 수도권 서해평화협력시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영종경제자유구역과 북한 해주 및 개성 경제특구자유지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론자로 나선 허재완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장(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명예교수)는 “인천은 동아시아의 정점에 있는 도시위상에 걸맞은 동북아 중심도시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2032년이면 국내 2위의 한반도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교수는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프로그램 발굴이 용이한 주민주도형 도시계획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젊은이들이 잘 정돈된 원도심에서 성장할 수 있어야 인천의 역사가 담긴 중심공간이 회복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동원 기업가정신 희망포럼 이사장(인하대 경영학과 교수)은 토론을 통해 “인위적인 변곡점에 대한 진단이 필요했다”며 “인천대의 창업아이디어가 전국 최고수준인데도 인천의 독자적인 캐피탈이 없고 코칭이 가능한 육성자들이 없는만큼 서울과 판교로 떠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 캐피탈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문학평론가(인하대 초빙교수)는 “인천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문화전문인력 300명 이상이 활동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크고 과감한 기획을 통해 동아지중해의 중심도시답게 문명을 이끌어가는 인천의 미래 50년을 위한 설계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개항장의 제물포구락부는 각국 영사들과 당시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청장과 같은 관료가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집단지성의 힘을 길렀던 주민자치행정의 기원같은 곳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김 교수는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여가생활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생활밀착형 문화시설에 대한 투자가 필요가 시점”이라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점을 감안해 비대면 생활의 전면적인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권정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20년 사회복지예산이 3조8000억원으로 급증하고 사회복지시설이 크게 늘었다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빈곤층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빈곤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공동체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욕시처럼 녹색금융 및 펀드를 조성해 환경특별시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환경도시추진단을 만들어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해 관광객의 유입을 추진하는 등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천의 취약점은 도심숲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대대적인 도심숲 조성과 함께 차량10부제 등 불편함을 통해 친환경도시의 모델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남춘 인천시장은 “대나무의 마디처럼 마디의 때에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며 “직할시이전에는 독립성이 없어 수도권의 전력생산기지가 인천에 다 몰려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주민들의 음주율, 흡연율을 떨어뜨리지 않고 행복한 삶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며 “기초생활수급자가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