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뭐냐”…與, 김경율 경선면접관 취소 소동

입력 2021-07-01 21:28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경선 후보들이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양승조, 이낙연, 최문순 후보.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예비후보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선정했다가 일부 후보들의 반발로 이를 철회하는 소동을 겪었다. 출발부터 벌써 민주당 경선이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은 1일 오후 6시30분쯤 브리핑을 통해 “최종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먼저 발표됐다”며 김경율 회계사를 면접 패널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김 회계사의 자리는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이 대체했다.

앞서 이소영 경선기획단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30분 브리핑에서 예비경선 ‘국민면접’ 면접관 패널로 김경율 회계사, 김소연 뉴닉 대표이사, 김해영 전 의원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발표 직후 일부 후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면접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 눈을 의심했다”며 “2019년 조국 전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경율 회계사를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이다.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경율씨가 주장했던 이른바 ‘조국펀드’는 대법원 판결로 무죄임이 밝혀졌다”며 “저는 김경율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역시 개인 SNS에 연이어 글을 올리며 “이제 조국 전 장관을 놓아주자. 민주당 대선후보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당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 경선 이런 식으로 안 된다”고 반발했다.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도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등에 칼 꽂는 짓”이라며 지도부 결정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들의 환영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와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당의 정정 발표 직후 경북 안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경율 회계사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고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원의 입장에서 후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널이 취소된 것은) 할 수 없겠죠”라며 “그렇지만 정말 국민 시각에서 엄중한 검증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율 회계사 페이스북. 연합

패널 선정이 철회된 김 회계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뭥미(뭐냐)”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조국 흑서’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경선) 흥행 기회를 발로 찼다. 후보 중 조국펀드 대법 무죄 운운하는 X멍충이가 강력 반발 했다고”라며 “그냥 조국이랑 김어준 불러 면접관을 시켜라”고 비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