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선임한 산투 감독은 누구?

입력 2021-07-01 17:57
AP연합뉴스

손흥민(29)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결국 전 울버햄튼 감독인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47·포르투갈) 감독에 지휘봉을 맡겼다. 여러 명장들과의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해 이름 값 떨어지는 후보와 계약했다는 비판도 나오는 가운데, 차기 시즌을 맞을 손흥민도 새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해야 할 상황이다.

토트넘은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산투 감독을 우리의 새 감독으로 선임한다. 계약 기간은 2023년까지”라고 발표했다.

감독 선임까지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4월 19일 주제 무리뉴 전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은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 체제를 두 달 동안 거치며 지난 시즌을 마감했다.

‘공격 DNA’로 재미있는 축구를 하겠다는 다니엘 레비 회장의 바람처럼 토트넘은 수많은 명장들과 링크됐다. 독일 라이프치히를 이끈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레스터 시티의 브랜던 로저스 감독, 아약스의 에릭 텐 하흐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고, 무리뉴 감독 전에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파리 생제르맹 감독까지 거론됐다.

어느 누구와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가운데 토트넘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을 접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안토니오 콘테 전 인터 밀란 감독, 파울루 폰세카 전 AS로마 감독과의 계약은 결렬됐고, 젠나로 가투소 전 피오렌티나 감독은 팬 반발로 계약이 철회됐다. 심지어 훌렌 로페테기 세비야 감독은 러브콜을 거절하기까지 하며 토트넘은 큰 망신을 당했다.

그렇게 산투 감독이 토트넘의 새 감독이 됐다. 하지만 강팀에서 족적을 남긴 감독은 아니라 팬들의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산투 감독은 발렌시아와 포르투 등을 이끌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진 못했다.

2017-2018 시즌 울버햄튼을 맡아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부임 첫 해에 잉글랜드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며 팀을 1부로 승격시킨 산투는 2018-2019 시즌부터 2시즌 연속 울버햄튼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위에 올려놓았다. 2019-2020 시즌에는 팀을 사상 처음으로 UEFA 유로파리그 8강에 올려놓았다.

산투 감독은 구단을 통해 "이곳 오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허투루 보낼 시간이 없다. 며칠 내에 프리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곧장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비 회장은 “우리는 팀 DNA를 공격적이고 재밌는 축구로 돌려놓을 것”이라며 “누누가 재능 있는 선수를 데려와 특별한 뭔가를 만들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산투 감독의 선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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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산투 감독이 공격적인 축구를 바라는 토트넘에 걸맞은 감독인지에 대해선 우려가 제기된다. 3-4-3 포메이션을 즐겨 쓰는 산투 감독이 무리뉴 전 감독처럼 선수비-후역습 식 축구를 기조로 울버햄튼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역습과 침투에 능한 손흥민의 경우 산투 감독과의 궁합이 잘 맞을 여지도 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산투 감독은 울버햄튼 시절 수비 밸런스를 중시하는 포지셔닝을 가져가다 공격 전환 시 빠른 역습을 추구하는 운영을 했다”며 “손흥민에게도 디오고 조타 같은 선수들이 했던 것처럼 역습 시 일대일 돌파와 침투 능력을 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산투 감독은 기본적으로 3백을 즐겨 썼지만 최근엔 4백도 병행해서 운영했다”며 “공격진들의 변화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수 성향에 맞춰서 색깔을 달리 가져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