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부산경찰청이 때아닌 비상이 걸렸다. 주한미군들이 주말 휴가를 맞아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은 오는 4일 미 독립기념일을 맞은 주한미군의 휴가에 대비해 2일부터 5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이색적인 피서지 홍보활동을 펼친다고 1일 밝혔다.
독립기념일은 미국의 대표적인 국경일로, 코로나19 이전에는 동남아 등으로 휴가를 떠나던 주한미군이 최근 하늘길이 막히면서 지난해 독립기념일에 해운대 일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등 난동을 피웠다. 미국 현충일이던 지난달 29일에도 주한미군 휴가자들이 해운대해수욕장에 몰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음주 소란을 벌이거나 폭죽을 터트리는 등 물의를 일으킴에 따라 제발 방지를 위해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나라 해수욕장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많은 수의 주한미군 휴가자들은 미국 현지와 같이 백신 접종을 했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술을 마시며 거리를 활보해 시민들의 우려와 공분을 샀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과 구남로 일대 등 외국인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선을 따라 마스크 착용(WITH MASK), 폭죽 사용금지(NO FIRE CRACKERS) 등 영어 문구를 표기한 안내판을 설치하고 방역 수칙 위반과 각종 소란행위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안내판은 경광등을 연상시키는 빨간색, 파란색을 사용해 경각심을 주고 이미지와 영문 표기를 함께 디자인해 시인성을 높였다.
아울러 마스크 착용(WITH MASK) 문구가 새겨진 대형 마스크 조형물을 설치한 관광경찰대 차량 2대를 투입해 방역지침준수 등의 내용을 안내 방송할 계획이다.
정석모 부산경찰청 홍보담당관(총경)은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안전하고 쾌적한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이색홍보물을 설치했다”며 “경찰은 관계기관과 함께 방역 치안에 나서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2~6일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등 외국인 주요 예상 지점 등을 특별방범 구역으로 설정하고, 미 헌병대와 부산시, 외교부 등과 함께 ‘범죄예방’ ‘방역 수칙’ ‘기초질서 위반행위’ 단속에 나선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