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이 1일 취임했다.
농심은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 전 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별세한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신동원 호(號)’는 계승과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날 국내외 그룹 임직원에게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디지털 기반의 업무 혁신도 고객가치의 극대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고객과 직원의 눈높이에 맞춘 경영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신 회장 취임과 함께 기업 슬로건을 ‘인생을 맛있게, 농심’으로 바꿨다. 농심 관계자는 “신뢰받는 품질과 맛, 식품 안전에 대한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다가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또 “고객에게 더 큰 만족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라면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소비자를 만족 시키는 것 뿐 아니라 새로운 식문화를 위한 라면의 변화를 주문했다. 1인 가구, 노인 인구 증가,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취향 등을 반영한 제품 개발이 기대된다.
신 회장은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라면기업 5위라는 성적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농심은 연말 미국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연간 약 3억5000만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제1공장 실적을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생산량이 8억5000만개에 이른다.
포장재질을 재생 페트로 바꾸고, 생수 판매량의 절반을 무라벨로 전환하는 등 ESG(환경·사회문제·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ESG 전담 조직도 꾸려질 예정이다. 신 회장은 “1965년 (창업) 당시 농심은 스타트업이었다”며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되어 스타트업처럼 활발하게 성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신 회장은 1979년 농심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00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사실상 농심 경영을 맡아 왔다. 신 회장은 현재 농심 최대 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 주주다. 지난해 말 기준 신 회장의 농심홀딩스 보유 지분은 42.92%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