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분사 공식화에…주가는 8%대 폭락

입력 2021-07-01 13:51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중장기 핵심 사업 비전 및 친환경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사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사할 것으로 보인다. 분사 공식화에 주가는 장중 8%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중장기 전략 발표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데, 재원 조달 방안의 하나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며 분할을 공식화했다.

이어 “물적 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의 전례와 자금 여력 등을 고려했을 때 물적분할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배터리 사업 분할은 기업공개 시점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 배터리 사업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총괄사장은 “주 사업 기반이 있는 지역에서 상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나스닥 상장이나 국내 동시 상장도 옵션으로 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배터리 사업 분할이 이뤄지면 SK이노베이션은 신규사업 발굴, 인수합병(M&A) 등 지주회사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분사 소식에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날 장중 8%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 1시50분 현재 주가는 전날 대비 7.78% 떨어진 27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유업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이 분사되면 SK이노베이션의 가치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LG화학 분사 때처럼 주주들의 잡단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