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남자 국가대표팀이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위기에 처했다. 남은 경기인 리투아니아전에서 승리하더라도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주전 가드 이대성은 자신이 빅맨 라건아를 살리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카우나스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베네수엘라에 80대 94로 졌다. 전반에만 베네수엘라에 56점을 내주며 끌려간 대표팀은 후반 상대 공격을 잘 틀어막아 한때 점수를 1점차까지 좁혔지만 결국 역전에는 실패했다. 베네수엘라가 성공시킨 3점슛은 14개에 달했다.
대표팀 가드 이대성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초반 너무 쉽게 흐름을 내줬다. 상대 슈팅이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잘들어가서 당황했던 것 때문에 마지막까지 흐름이 좋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대성은 3쿼터에 에너지를 너무 쏟아부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마지막에 조금 지친 것도 사실”이라면서 “제가 가드로서 라건아를 더 살렸어야 했는데 미숙했다”고 후회했다.
조상현 감독은 “후반에 하지 말아야 할 턴오버들이 나왔다.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20점차 이상을 따라간 건 선수들을 칭찬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조금 더 집중했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1시30분 리투아니아와 준결승 진출자격이 주어지는 조 2위 자리를 두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그렇잖아도 세계 8위의 강호인 리투아니아는 이번 최종예선 개최국이다. 사실상 리투아니아의 홈경기라고 봐야한다.
골득실차를 따지기 때문에 대표팀에게는 단순한 승리가 아닌, 큰 점수차 승리가 필요하다. 리투아니아는 앞서 29일 베네수엘라에 76대 65, 11점차로 이겼다. 대표팀이 베네수엘라에 14점차로 졌기에 최소 25점차 이상으로 세계 8위 팀이자 홈팀 리투아니아를 이겨야 하는 셈이다.
조 감독은 “(리투아니아전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오늘(베네수엘라전)은 긍정적 부분보다 솔직히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선수들과 미팅을 해서 오늘보다 좋은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