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발투수로 등판한 경기에서 직접 결승타를 치고 올 시즌 2승을 쟁취했다. 68일 만에 성공한 ‘10전 11기’를 김광현은 “간절한 마음에서 이어진 행운”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가진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합산해 4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4점대 목전이던 평균자책점은 3.98에서 3.79로 내려갔다.
세인트루이스가 7대 4 승리하면서 김광현은 시즌 2승(5패)을 수확했다. 지난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5⅔이닝 5피안타 1실점)에 선발 등판해 첫 승을 신고한 뒤 두 달을 넘겨 11번째 등판에서 승리를 추가했다.
김광현은 그동안 타선에 맡겼던 결승타를 이날 직접 휘둘렀다. 9번 타자로 타석을 밟은 2회말 2사 1·2루에서 애리조나 선발 라일스 스미스의 시속 149㎞짜리 싱커를 받아쳐 와야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부르고 자신은 2루로 달렸다. 그렇게 타석에서 1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에게 결승타는 프로 인생에서 처음이다. 지명타자 제도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김광현이 12시즌 동안 남긴 타격 기록은 3경기의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이 전부다. 데뷔 시즌인 2007년 볼넷을 골라 첫 타점을 쌓고, 2009~2010년에 1경기씩 타석을 밟았지만 안타를 치지 못했다.
프로 인생 첫 안타는 메이저리그 2년차인 올해에 작성했다. 시즌 첫 승을 수확한 신시내티 홈경기에서였다. 이날 시즌 2승과 함께 프로 인생 첫 결승타까지 기록하게 됐다. 김광현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타격 성적은 16타수 2인타 2타점 타율 0.125다.
김광현은 경기를 마친 뒤 화상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외야의 전진 수비로 운이 따랐다. 조금 가벼운 방망이로 바꾸고 훈련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결승타를 친 소감을 밝혔다.
인내 끝에 수확한 승리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광현은 “그동안 아무리 길어도 6∼7경기를 소화하면 승리를 챙겼다. 이번에 (무승 기간으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며 “이날 실점을 최소화하고 모든 타자에 집중했다. 그 간절함이 행운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