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의 첫날 경기를 난장판으로 만든 관람객이 경찰 추적 끝에 30일(현지시간) 체포됐다.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가 독일어라는 점으로 미뤄 그가 독일인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1990년 태어난 프랑스 국적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일간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이 여성 관람객은 지난 27일 프랑스 북서부 브레스트에서 랑데르노까지 달리는 첫날 경기에서 도로 일부를 침범해 선수들의 무더기 연쇄 충돌과 부상을 촉발했다.
청바지, 붉고 흰 줄무늬 셔츠, 노란 비옷을 입고 있던 이 여성은 결승점을 47㎞ 앞둔 지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가자(ALLEZ OPI OMI)’라는 플래카드를 길가에서 펼쳐 들었다.
조부모에게 생방송 등장을 알리려던 돌출행동 때문에 선두권을 달리던 선수가 도로까지 튀어나온 플래카드에 걸려 넘어졌고 그 뒤를 전력 질주하며 따르던 선수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문제의 관람객은 자전거와 선수들이 뒤엉킨 아수라장을 뒤로 한 채 대회장을 빠져나간 뒤 행방이 묘연했으나 사흘 만에 랑데르노에서 붙잡혔다.
투르 드 프랑스 주최 측은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대회를 소수가 망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소송제기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안전 의무를 위반해 의도적이지 않게 선수들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이 여성을 입건하기로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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