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은행의 실수로 한 고객의 계좌에 무려 56조원이 입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부동산 중개회사를 운영하는 대런 제임스(47)는 지난 12일 퇴근한 후 아내가 보여주는 휴대전화의 통장 잔고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내가 다짜고짜 “이것 좀 봐”라며 내민 통장에는 500억 달러(약 56조4000억원)가 찍혀 있었다.
한때 지역 경찰로도 근무했던 제임스는 이 돈이 자기들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렸다.
제임스는 “도대체 어디서 온 돈일까 싶었다”며 “이런 돈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그는 “누가 우리 집 문을 두드릴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며 당시 심정을 회상했다.
제임스는 평생 모르고 살았던 부자 삼촌이 거액을 유산으로 남겨줬을 가능성을 두고 고민도 했지만, 결국 은행에 신고했다.
그는 “우리가 번 돈이 아니라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면서 “이 돈을 쓰는 건 절도나 다름없다”고 했다.
은행 측은 나흘 뒤에야 돈을 회수했다. 기술적 문제가 생겨 일부 고객 계좌가 영향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뉴욕포스트는 제임스가 이 돈을 가졌던 나흘간 포브스지 부자 순위 기준으로 전 세계 25위 갑부였다고 전했다.
이는 나이키 공동창업자 필 나이트보다 재산이 살짝 더 많은 수준이다.
제임스는 “나흘간 억만장자였는데 돈을 쓸 순 없었지만, 멋진 기분이었다”며 “계좌에 그렇게 많은 ‘0’들을 봐서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실제로 이 돈이 자기 것이었다면 아동병원을 짓는 등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내의 계좌 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은행 측에서 송금오류가 발생한 구체적 경황을 알려주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