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모를 ‘56조원’…나흘간 세계 25위 부자된 美 부부

입력 2021-07-01 00:49 수정 2021-07-01 00:49
은행 실수로 고객 계좌에 입금된 500억달러. 비프라우드(BPROUD) 캡처

미국에서 은행의 실수로 한 고객의 계좌에 무려 56조원이 입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부동산 중개회사를 운영하는 대런 제임스(47)는 지난 12일 퇴근한 후 아내가 보여주는 휴대전화의 통장 잔고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내가 다짜고짜 “이것 좀 봐”라며 내민 통장에는 500억 달러(약 56조4000억원)가 찍혀 있었다.

한때 지역 경찰로도 근무했던 제임스는 이 돈이 자기들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렸다.

제임스는 “도대체 어디서 온 돈일까 싶었다”며 “이런 돈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그는 “누가 우리 집 문을 두드릴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며 당시 심정을 회상했다.

루이지애나주에서 부동산 중개회사를 운영하는 제임스는 지난 12일 아내 통장에 500억달러(56조원)가 입금돼 깜짝 놀랐다. 제임스 페이스북 갈무리

제임스는 평생 모르고 살았던 부자 삼촌이 거액을 유산으로 남겨줬을 가능성을 두고 고민도 했지만, 결국 은행에 신고했다.

그는 “우리가 번 돈이 아니라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면서 “이 돈을 쓰는 건 절도나 다름없다”고 했다.

은행 측은 나흘 뒤에야 돈을 회수했다. 기술적 문제가 생겨 일부 고객 계좌가 영향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뉴욕포스트는 제임스가 이 돈을 가졌던 나흘간 포브스지 부자 순위 기준으로 전 세계 25위 갑부였다고 전했다.

이는 나이키 공동창업자 필 나이트보다 재산이 살짝 더 많은 수준이다.

제임스는 “나흘간 억만장자였는데 돈을 쓸 순 없었지만, 멋진 기분이었다”며 “계좌에 그렇게 많은 ‘0’들을 봐서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실제로 이 돈이 자기 것이었다면 아동병원을 짓는 등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내의 계좌 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은행 측에서 송금오류가 발생한 구체적 경황을 알려주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