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사고, 노선 늘리고…정상화 시동 거는 국내외 항공업계

입력 2021-06-30 16:37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외 항공업계에 많은 변화가 예고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가격리 없는 단체여행이 가능해지고, 유럽연합(EU)에서는 백신여권의 도입이 본격화된다. 이 같은 변화를 맞아 전 세계 항공업계도 정상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사이판(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 합의문 서명식을 진행했다. 이번 합의는 정부가 지난 6일 트래블 버블 추진 방안을 발표한 이후 방역 신뢰국과 맺는 첫 합의다.

이번 합의에 따라 양국 국적자 및 그 가족은 코로나19 백신(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마치고 14일이 지나면 격리 없이 현지를 여행할 수 있다. 다만 예방접종증명서와 출발 전 72시간 내 받은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하고, 현지 도착 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이 돼야 본격적인 여행이 가능하다. 현지에서는 전담 여행사를 통해 사전에 방역안전을 확보한 동선 내에서만 이동할 수 있다.

실질적인 여행은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7월 말~8월 초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일찌감치 사이판 노선 운항 계획을 세웠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오는 24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띄우고, 티웨이항공은 29일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사이판과의 트래블 버블 체결을 계기로 국제선 운항 재개의 문이 열리면서 업계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11월로 예정됐던 인천~괌 노선 운항을 8월로 당겼고, 김해공항은 이날 국제선 신규취항 항공사업자를 공모하며 국제선 정상화와 중장거리 전략노선 개설에 나섰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탑승수속 하는 승객.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최근 국내선 항공여객이 빠르게 회복되자 항공기 구매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잉과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27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아메리칸항공이 460대의 항공기를 주문한 이래 미국 항공업계에서 최대 물량이다. 앞서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알래스카항공도 신규 항공기를 주문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매주 상황을 지켜보면서 비즈니스 여행과 국제선 여행이 궁극적으론 돌아올 것이란 점을 더 확신하게 됐다”며 “일부는 예전과 다르겠지만 언젠가는 100%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아직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및 비즈니스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지만 미리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EU는 1일부터 백신여권을 도입해 시행한다. EU 국가 간 좀 더 편리한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국제공항협의회(ACI) 등 항공단체가 탑승수속이 길어지면서 공항 내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만큼 여행객 증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