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필고사 ‘엉터리 채점한’ 고교들…“내신 불신 키워”

입력 2021-06-30 15:58
자료이미지/국민일보

전남 지역 일부 고등학교들이 지필 평가 출제와 채점 등의 과정에서 오류를 범한 사실이 감사에 적발됐다.

이 같은 일부 학교 행태가 대학 수시 전형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내신(지필) 평가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남도교육청은 최근 일선 고교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지필 고사 출제와 채점 등 학사 관리를 소홀히 한 교사 16명에 대해 주의 처분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사례를 보면 A고교의 경우 2020학년도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독서 과목 10번 문항이 잘못 출제돼 정답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이 학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적어낸 답을 정답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2020학년도 2학년과 3학년 1학기와 2학기 과학 기말고사에서 서술형 문항이 전체 배점의 20% 이상이 되도록 출제해야 하는데도 이러한 규정을 어기고 모두 단답형 문항을 출제해 문제로 지적됐다.

B고교는 2020학년도 2학기 기말고사 과목 중 영어를 포함한 3과목의 서술형 문항에 대한 채점 기준표를 향후 5년간 보관해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어 서술형 문항에 대한 채점이 채점 기준표와 다르게 이뤄진 사실도 적발됐다.

C고교도 2020학년도 2학기 일부 과목에 대한 서술형 문항에 대한 채점이 채점 기준표와 다르게 이뤄지는 등 지필 고사와 관련한 신뢰도와 객관성을 실추시킨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도 교육청은 “출제 문제에 대한 오류가 없어야 하고, 채점 기준표에 맞게 채점을 해야 한다”며 “일선 고교는 지필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을 높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