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깜박한 화이자 백신 1000여명분 폐기 처분 위기

입력 2021-06-30 15:57 수정 2021-07-01 21:56

담당 공무원의 실수로 1030여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화이자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폐기 처분 결정 됐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북구 예방접종센터 백신 보관구역(전남대 스포츠센터)에서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약 14시간 동안 화이자 백신 172 바이알(병)이 보관 온도를 벗어난 상온에 방치됐다. 질병관리청은 1일해당 백신을 회수해 폐기하도록 했다.

1 바이알당 5~6명의 접종이 가능한 화이자 백신 적정 보관온도는 상온에서 2시간, 2~8℃ 냉장에서 31일 보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 조사결과 북구 백신 관리 직원은 다음날 사용할 화이자 백신을 해동하기 위해 냉동고에서 냉장고로 옮기는 과정에서 밖으로 빼 냉장고 위에 놓은 백신 트레이(보관접시)를 깜박하고 냉장 상태가 아닌 상온에 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리 직원은 냉동고에서 백신을 꺼낸 뒤 보관 장비 일지와 온도 기록지 등을 작성하다가 해동 규정시간 30분 후 냉장고에 다시 넣어두지 않았다. 화이자 백신은 냉장고에서 최대 5일간 보관할 수 있지만 상온 해동 때는 30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20~25도의 상온에 그대로 방치된 백신은 이날 오전 8시쯤 접종을 준비하다가 발견됐고 북구는 관련 사고 경위를 질병관리청 백신 유통관리팀에 신속히 보고했다. 해당 백신은 북구 관내 75세 이상 노인 2차 접종 물량이었다.

질병관리청은 “해당 백신은 사용할 수 없다. 대체 물량을 다시 배정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 보건소는 다음 주 사용 물량으로 대체해 접종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구 접종센터는 그동안 2인 1조로 다음날 접종 백신을 냉장고로 옮겼다. 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1명이 다른 업무를 하느라 1명이 백신 해동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구는 현장 대응 인력을 늘리고 점검표를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화이자 백신 보관 온도 이탈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