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넉달 앞두고”…새내기 소방관 안타까운 순직

입력 2021-06-30 14:10 수정 2021-06-30 14:11
지난 29일 오전 5시5분쯤 발생한 울산 중구 성남동 한 상가건물 화재현장에 투입됐던 노명래(왼쪽·29) 소방사가 30일 오전 4시31분 부산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 상가 건물 화재를 진압하다가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20대 소방관이 안타깝게 숨졌다. 고인은 임용된 지 1년 6개월 밖에 안된 새내기 소방관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2월 혼인신고를 한 뒤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둔 새신랑이었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29일 오전 5시5분쯤 발생한 울산 중구 성남동 한 상가건물 화재현장에 투입됐던 노명래(29) 소방사가 30일 오전 4시31분 부산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하루 만에 숨졌다고 밝혔다.

노 소방사는 전날 화재가 발생한 3층짜리 건물 3층 가게에 출동해 구조 활동을 펼쳤다.

당시 화재 현장 안에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구조를 위해 내부에 진입했으나 입구에서 화염이 일어나 불길이 급격히 번지면서 등과 팔뚝 등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당시 노 소방사는 가게 유리창을 뚫고 탈출해 화상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숨졌다.

특전사 중사 출신인 노 소방사는 지난해 1월 구조특채로 채용돼 지난 1년 6개월간 구조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남구 달동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때에도 주민들을 무사히 구했다.

유족으로 아내(26)와 아버지 노모씨(60), 어머니 안모씨(58)가 있다. 노 소방사는 코로나19로 올해 2월 혼인신고를 마친 뒤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29일 오전 울산시 중구 성남동 한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소방서 동료들은 “노 소방사는 어린 나이에도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이 많았다. 힘든 출동과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소방대원이었다”라며 “그가 숨졌다는 소식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슬픔에 잠겼다.

박용래 울산 중부소방서장은 “젊고 열정이 있어 늘 임무에 적극적이고, 자기 할 일을 성실하게 해온 소방관이었다”며 “동료들도 너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소방본부는 장례 절차와 영결식 등을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이다.

빈소는 울산 영락원(301호)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7월 2일 10시 울산시청 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