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여고생에게 오물을 뒤집어씌우는 등 집단폭행 혐의로 구속된 10대들이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반성 없는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이 매일 밤 악몽을 꾸며 ‘물 뿌리지 마’라고 소리친다. 얼마나 심하게 때렸는지 얼굴 부위가 심하게 붓고, 온몸이 멍”이라며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A양의 어머니는 2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건 당시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핸드폰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으로 딸의 위치를 확인, 모텔을 찾았다가 알몸 상태로 오물을 뒤집어쓴 딸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딸이 저를 본 순간 ‘엄마 나 죽는 줄 알았어. 무서웠어’라며 펑펑 울며 안겼다”며 “욕실 바닥에는 아이의 머리카락 뭉치들, 뭉개진 바나나, 재떨이 오물 등으로 어지럽혀져 있었다”고 적었다.
현재 A양은 폭행 피해로 얼굴 부위가 심하게 부풀어 올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어머니는 “한쪽 눈은 심하게 멍들고 부어 앞을 못 볼 정도다. 코와 귀도 마찬가지”라며 “온몸에 군데군데 멍이 들어있고, 머리를 심하게 때렸는지 많이 부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그러면서 “딸이 지금도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신체적,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커 평생 짊어지고 갈 트라우마가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어머니는 “경찰 조사를 통해 이들이 사건 며칠 전에도 딸을 모텔로 불러 폭행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아울러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가 빨리 이뤄져 이런 범죄들이 더는 안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29일 현재 해당 청원은 약 51000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가해자들은 28일 공동상해, 공동폭행, 공동강요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반성 없는 태도를 보여 국민적 분노를 샀다.
B양은 “장애가 있는 친구를 왜 그렇게 괴롭혔느냐. 죄책감을 안 느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C양도 같은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법정으로 들어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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