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1타·이투스2타 만들뿐” 오세훈표 ‘서울런’ 질타

입력 2021-06-29 18:37 수정 2021-06-29 18:43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5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공유형 교육플랫폼 ‘서울런’이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시의원들에게 거센 질타를 받았다.

29일 서울시의회는 제301회 정례회 시정 교육·행정 질문을 진행했다. 서울시의회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 사업이 공교육 정상화를 해치고 EBS 인터넷 강의 사업과 중복된다는 등의 이유로 서울런에 배정된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채유미 시의원은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교육은 교육청에”라며 “서울시 교육감과 이 사업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느냐, 교육청과 협의해오지 않으면 상임위에서 절대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채 시의원은 “저소득층 아이들은 인터넷 강의에 관심 없다”며 “사업을 하는 사교육 시장만 배를 불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 시민 세금이 그렇게 만만한가. 오 시장 공약이라고 뭐든지 밀어붙이면 되느냐”며 “인터넷 강의 콘텐츠 제공하면서 교육 사다리를 운운하는지, 저소득층 이름 팔아 감성팔이하면서 예산을 통과시키려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채 시의원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공교육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며 “교육은 교육청과 교육감에 맡기고 아이들 돌봄 등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당 서윤기 시의원도 “교육격차 해소를 이유로 민간 학원의 강의 영상을 제공하는 게 맞는 것인지, 공교육 정상화를 해치는 것은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며 “메가 1타, 이투스 2타, 서울런 3타 계급이 형성되고 새로운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 시의원은 “이미 EBS 인터넷 강의 등이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데 왜 새로 만들어야 하냐”며 “이 사업은 100% 실패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오 시장은 EBS 인터넷 강의와 중복 우려에 대해 “EBS는 한 방향이고, 인터넷은 쌍방향인 점이 큰 차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런 사업을 추진하는 진심이 무엇이냐’는 서 의원의 질의에 “교육조차 받을 기회가 부족하거나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꿈을 펼치지 못하는 분들에게 정책적으로 기회와 도움을 드리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층 이동 사다리를 만들어 희망을 주는 게 정책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런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예산권을 손에 쥔 시의회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