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오 생활한복 출시에 또 몰려온 ‘그들’…“한복 도둑 잡아라?”

입력 2021-06-29 19:33
SNS 캡처

국내 SPA 브랜드 스파오가 모던 한복 브랜드 ‘리슬’과 협력해 생활한복을 출시했다는 소식에 중국 누리꾼들이 도 넘은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김치와 한복 등이 자국 문화라며 ‘문화 동북공정’을 펼쳐왔다. 이에 편승한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SNS에서 “한국이 송나라 의상을 도둑질한다”는 등의 글을 도배하고 있다.

스파오, 생활 한복 컬렉션 첫선 “대박 조짐”
스파오 생활한복 출시. 이랜드월드 제공

스파오와 리슬의 협업 한복 로브는 지난 24일 누적 펀딩액 1억7000만원을 달성했다. 스파오 온·오프라인 판매 전 진행된 단발성 펀딩이라 목표 액수는 100만원에 불과했는데, 당초 목표치의 1만7000%에 달하는 금액을 찍은 것이다.

스파오는 와디즈를 통한 생활한복 펀딩에 이어 지난 25일, 스파오닷컴과 무신사에서 생활 한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다음달 2일부터는 오프라인 주요 9개 매장에서도 생활 한복 제품을 만날 수 있어 누리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랜드월드 제공

이번 상품은 스파오가 SPA 브랜드 최초로 제작한 한복 의류다. 가격은 기존 생활 한복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10만~20만원대로 책정됐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이 생활 한복 출시에 열광한 까닭은 최근 한복 대중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스파오가 협업한 브랜드 리슬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마마무의 무대 의상을 만든 한복 제작사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까지 한복을 알릴 기회로 기대된다.

서경덕 교수님 제공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10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 김영진 한복 디자이너가 제작한 한복이 담긴 약 30초 분량의 광고를 띄우기도 했다.

스파오의 생활 한복에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도 중국의 동북공정으로부터 한복을 지키고,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나서고 싶은 대중들의 열망과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근거 없는 ‘도둑 잡기’ 또 시작
트위터 캡처

지난 27일 국내 한 매체가 “중국, 한복 건들지 마”라는 제목으로 스파오와 리슬의 협업 생활 한복을 선보인다는 소식을 전하자 성난 중국 누리꾼들이 대거 트위터에 몰려왔다.

중국에서는 트위터 사용이 금지돼있다. 중국 누리꾼들이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우회해서까지 트윗을 남기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누리꾼들을 상대로 한복의 동북공정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들은 스파오의 생활 한복을 언급하며 “이것이 중국 송나라 의상을 훔친 거냐?”며 “한국 도둑이 또다시 중국을 대체하려고 든다”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심지어 곳곳에서는 “중국 의류 문화를 사랑해주신 한국 네티즌 여러분 감사합니다. 중국 문화를 위해 전진합시다”라는 당황스러운 댓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한국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 배우들이 착용했던 의상을 퍼와 중국 송나라 의상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거나 한복이 중국의 ‘한푸(중국 한족의 전통복장)’을 모방했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국내 누리꾼들은 “이젠 더 이상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사안에 대한 수백 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너무 어처구니없어 어차피 아무도 안 믿을 것 같다”며 오히려 스파오 생활 한복에 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