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도로나 인도에 해조류를 널어 말리는 제주 해안마을 주민들의 오랜 관행이 안전사고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 행정에서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개선이 더뎌 관광객이 늘어나는 계절에는 민원이 빈번해지고 있다.
제주 해안마을을 지나다 보면 도로에 해조류가 대량으로 널려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주민들이 해조류를 볕에 말리는 풍경으로 주로 톳이나 감태, 미역 등이다.
주민들은 통행이 적은 자전거 도로나 인도를 주로 이용하는데 특히 자전거 이용객들이 갑작스러운 적치물 출현에 차도로 진행 방향을 바꾸면서 안전사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일대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해맞이해안로는 해안가에 자전거 도로가 연결돼 도내 자전거 도로에서도 관광객 라이더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다. 반면 주변이 어촌마을이다 보니 도로에 작업한 해조류를 널어 놓는 경우도 잦다.
제주 실정을 모르는 관광객들은 무심코 바다를 보며 자전거를 타다 갑자기 나타난 도로 적치물에 급히 속도를 줄이거나 차도로 내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불편과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행정에서도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을 통해 주민들에게 도로에 해조류를 널지 않도록 계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오랜 관습이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이용활성화법에 통행 방해 시 지도만 할 수 있게 돼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단속도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봄에서 가을 사이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는 늘 비슷한 민원이 들어온다”며 “읍면사무소를 통해 지도해주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용해온 방식이다 보니 하루아침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