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사면 요구에 대한 정서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면 문제는 법을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의 민심을 살펴서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할 문제로 현직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이 연세도 있고 또 여자분인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안다”며 “저 역시도 그런 국민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2016년 박근혜정부 때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자, 이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돼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어 2017년 문재인정부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련 다스(DAS) 의혹 수사를 벌여 이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검사’로서 본인이 직접 수사하고 기소한 전 대통령들의 사면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보수층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문제를 두고는 “이재용씨는 사면 문제가 아니라 형기 상당 부분을 경과했기 때문에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거 같다”며 “이는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