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도 못 죽이는 아들이 왜” 오열한 김휘성군 어머니

입력 2021-06-29 15:15

경기도 성남시 서현고 3학년생인 김휘성군이 실종 7일째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당시 비보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김군 어머니가 오열하며 했던 말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김휘성군의 시신을 발견한 특수수색견 제스퍼의 견주인 노일호 민간특수수색견센터 소장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제스퍼가 반응을 보인 산의 정상 부근에서 김군을 발견했다”며 “입구에 철조망이 쳐있고 가팔라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산이 아니었다. 자식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수색에 나섰지만 뒤늦게 찾아서 안타깝다”고 28일 서울신문에 말했다.

노 소장은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고 지난 27일 오후 수사에 나섰다가 비가 내려 한 차례 철수했다. 이후 28일 오전 6시 다시 현장으로 가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김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노 소장은 “김군 어머니가 현장에서 ‘벌레도 함부로 죽이지 못하는 내 아들이 왜 여기에 이렇게 있냐’며 통곡을 했을 땐 나도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22일 오후 4시40분쯤 부모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9시쯤 들어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실종됐다. 휴대폰은 이날 학교 책상 서랍에 두고 나와 위치추적이 불가능했다.

하교한 김군은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서현역 인근 서점에서 수능특강 관련 참고서 5권을 산 뒤 마을버스를 타고 분당구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김군은 28일 오전 6시33분쯤 연수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반듯하게 누운 상태였으며 남겨진 유서나 메모는 없었다.

김군은 실종 전날 진로 문제로 가족과 다툰 후 지인에게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관상 몸에 상처 등이 없었고 타살로 의심할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군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