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변호사, 무릎꿇고 ‘살려달라’며 57번 용서 구해”

입력 2021-06-29 14:49
기성용 선수. 뉴시스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으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 측이 기성용의 전 법률대리인인 송상엽 변호사가 무릎을 꿇고 57차례나 사과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29일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기성용 측은 이제라도 추하기 짝이 없는 언론플레이를 멈추라”면서 해당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앞서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이었던 송 변호사는 지난 18일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하면서 이들의 법정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송 변호사는 “공복 혈당 수치가 200을 넘길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기성용 대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이런 결정을 내렸고, 기성용 측에도 이 상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사건에서 물러났음에도 보도 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상대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의 비양심적 언론플레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폭로자 측 변호사가 반박에 나섰다. 박 변호사는 “송 변호사는 지난 17일 오후 2시쯤 돌연 본 변호사를 찾아와서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태도로 ‘내가 선을 넘었다. 용서해달라. 사죄한다’는 말을 57차례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송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해주겠다’며 모종의 거래까지 제안했다”면서 “그러다가 여론의 형성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다시금 추악한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와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에서 송 변호사는 “아, 이게 무조건 이긴답시고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선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정말로 사과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죄송하다. 저 좀 살려달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은 이제라도 제발 추하기 짝이 없는 언론플레이를 멈추고,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주기 바란다. 판결은 여론이 아니라 사법기관이 내리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폭로자 C씨와 D씨는 지난달 24일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A선수가 기성용으로 특정됐다. 이에 기성용은 의혹 제기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